[이대형 칼럼] 교육 리더의 자질과 교육감의 성찰

▲ 이대형 경인교대 교수 / 인천교원단체총연합회장

교육 리더의 자질을 살펴보면, 첫째, 인격이 도덕적이고 원칙을 존중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특히 교육감은 도덕성으로 무장하고 원칙을 존중하며 강직하고 청렴해야 한다. 주변의 인간관계도 깨끗한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솔선수범이 되어 교육계를 깨끗하게 운영할 수 있다.

둘째는 국가관이 뚜렷하고 교육철학이 확고해야 한다. 아울러 원대하고 미래지향적이며 인간중심의 교육철학으로 교육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한다.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로 양극화된 이념보다는 중심이 뚜렷하고 균형적인 사고방식을 지니고 백년대계에 대한 실천 의지가 확실해야 한다. 교육 리더는 정치적 야망 없이 교육에만 전념하면서 국가와 교육의 미래를 끝까지 고민해야 한다.

셋째, 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업무추진력과 조직관리 능력이 탁월해야 한다. 학교 교육과정 운영과 장학에 대해 조예가 깊어야 하고, 인사관리와 재무관리 등 교육행정에 대한 소양도 충분히 갖추고 있어야 한다. 또한 지연, 혈연, 학연의 연고주의 인사를 배척하고, 도덕성과 능력을 갖춘 인물을 기용하여 모든 교육 구성원들이 당당하게 직분에 충실할 수 있도록 조직을 관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제대로 읽고,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고, 추진력 있게 일을 해 나가는 결단력이 필요하다.

교육감은 광역자치단체의 교육과 학예에 관한 사무의 권한과 영향력이 큰 교육지도자이다. 우선 인사권이 막강하다. 교원과 사무원을 채용하고 승진시키고, 보직을 부여하며, 포상과 징계, 연수는 물론 복무와 보수 등에 관한 인사행정을 한다. 교육장과 간부 직원, 직속 기관의 기관장, 공립학교의 교장과 교감을 임용한다. 각종 사회 교육기관과 학원을 인가하고 허가하며 그 운영 상태를 지도하고 감독한다. 이런 일을 위해 막대한 예산으로 4년 임기 동안에 국가의 공적 자금을 관리한다.

교육 리더의 이 많은 자질 중에서 국가의 공적 자금을 알뜰하게 관리하면서 효율적으로 예산을 운영하는 능력만이라도 교육감이 갖고 있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지난 5년간 대한민국의 교육감들은 선심성 혈세 낭비에 3조5천억 원을 썼다고 하니 공적 자금의 관리 능력을 가진 책임감 있는 리더가 거의 없는 모양이다.

인천시교육청은 올해 초등학교 신입생에게 입학준비금 명목으로 1인당 20만 원씩 현금을 지급했다.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2학년에게는 수학 여행비 25만원을 지급했고, 고등학교 2, 3학년들에게는 45만원을 지급했다. 또한 269개 중고등학교 신입생에게는 체육복을 지원하기도 했다. 지난해는 중학교 1학년에게 노트북을 보급했으며, 예산으로 329억 원이 쓰였다. 올해도 초등학교 6학년과 중·고등학교 1학년 학생에게 936억 원의 노트북을 지급했다. 노트북 사업에만 총 1323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교육 복지를 표방한 인천 교육감의 선심성 현금 살포는 간과할 문제가 아니다. 이는 정치인의 인기영합주의와 다를 바 없으며, 학업 능력 향상이라는 당면 과제를 외면하면서 불확실한 미래 교육에만 투자하는 무사 안일한 정책이기 때문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런 혈세 낭비로 인해 개별 학교 현장에 투입돼야 할 각종 지원 예산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현재 학교현장은 풍요속의 빈곤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인천 교육감은 인천의 학업 능력 수준을 전반적으로 향상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대한민국의 제3대 도시의 하나인 인천의 학력이 몇몇 특목고와 자사고를 제외하면, 5년째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데도 ‘학생 성공시대’를 홍보하다니, 이는 자가당착이다. 2023년 전국의 의대 입학 정원은 3058명인데, 2023년 인천에서 1월 졸업생 중 단 한 명도 의대에 진학하지 못한 결과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수월성 교육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고, 하향평준화를 긍정할 수도 없다. 교육감의 성찰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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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벽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