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강화군수가 되려는가”… 출마자들은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야

                                                                        ▲ 이두(언론인)
                                                                                        - 전 조선일보 인천취재본부장

                                                                        - 전 인천일보 일간경기

                                                                        - 현대일보 편집국장


  오는 10월 16일 강화군수를 새로 뽑는 선거가 치러진다. 한달 보름 남짓 남았다. 출마자가 무려 2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8월 중순까지 강화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예비후보만 12명(국민의힘 11명, 더불어민주당 1명)이었다. 선거판을 도박판으로 여기는지 “나도 한번 강화군수가 되어보겠다”며 생각지도 못한 출마자들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출마 당사자들은 이미 선거 운동에 돌입했다. 선거판은 역대 최장의 무더운 날씨도 뛰어넘을 만큼 뜨거워졌다. 출마자 모두가 강화군과 남다른 인연, 지역 내 활동, 정치권과의 각별한 인맥 등을 내세우고 강화 발전의 최고의 적임자라며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유권자들과 스킨십을 땀나게 하며 자신의 이름 알리기에 혈안이다. 뙤약볕도 마다않고 자신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거나 띠를 어깨에 두르고 지역 곳곳을 누빈다. 교통량이 많은 삼거리나 사거리에서 자신의 사진과 이름이 담긴 푯말을 들고 지지를 호소하기도 한다. 강화풍물시장 고려인삼센터 국궁장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을 돌아다니며 명함을 나눠주기도 한다. 어떤 출마자는 공약집을 담은 SNS카드를 만들어 지역 언론 및 유력 인사들에게 배부하고 또 다른 출마자는 각종 모임을 찾아다닌다. 보수의 표심이 워낙 강하다 보니 출마자들이 당적 세탁도 이뤄지고 있다. 선거에 조금이라도 유리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이나 무소속으로 자신의 소속을 바꾼다.


  출마자가 다양하다 보니 공약도 각양각색이다. 예산 1조원 시대, 경제자유구역 조성, 조력 발전소 건설, 경로당 의료거점화 추진, 의료 서비스 개선 및 확충, 바이오지구 유치 등 거창한 공약에서부터 경로당 주5일 점심제공, 어르신 버스교통비 지원 확대, 주택관리소 확충, 임차한 콩탈곡기 현장수거 등 생활밀착형 공약도 눈에 띈다.


  구슬땀을 흘리며 바쁘게 움직이는 출마자들의 마음은 벌써 ‘선거후 당선’이라는 콩밭에 가있으나 유권자들의 반응은 그다지 신통치 않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특히 강화도 민심을 선도한다는 여론주도층 인사들은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무엇보다 감동을 줄만한 하거나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만한 인물이 확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출마자들의 면면이 도토리 키재식이다보니 자연 친소관계와 각종 인맥 지연 학연 혈연 등으로 편이 갈라져 뜻하지 않은 꼴불견을 연출하기도 한다.


  강화군은 오랫동안 군수가 지나치게 일방적인 행정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섬과 시골이라는 특수성과 강화군만의 정서인 배타성과 폐쇄성으로 가능했다. 군의회와 언론, 사회단체 등이 군정에 대해 비판과 견제를 해왔다고 하지만 이는 ‘눈감고 아웅’식의 역할에 그쳤다. 때로는 군수 개인의 독단적이고 지나친 일처리로 예산 낭비와 공무원 편가르기 등의 폐해를 가져왔다.


  이번 선거에서는 과연 어떤 인물이 강화군수가 되어야 하는가. 무엇보다 강화군에 강력한 새 바람을 몰고올 인물이 당선되었으면 한다. 강화군의 진정한 발전을 위하고 군민들의 행복을 위해서 독단적인 군정 운영 자세를 버리고 섬이 갖고 있는 배타성과 폐쇄성을 누그러뜨려야 한다. 독단과 폐쇄성, 배타성은 동네 구멍가게식의 군정 운영에는 효율적일 수도 있다. 자기네들끼리만 밀실에서 의사결정에 합의하고 군정을 집행할 때는 좋게 작용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대명천지에 어떻게 일방적으로 그것도 폐쇄적으로 군정을 꾸려나갈 수 있겠는가. 지역에서 끼리끼리 해먹고, 군수의 지시에 토를 다는 공무원은 한직으로 내쫓고 인사에 불이익을 주고, 군수 눈에 잘 들기만 하면 고위 공무원이 퇴직해서도 여전히 산하기관장 자리를 꿰차는 현실에 어떻게 강화군의 발전을 이야기 할 수 있겠는가. 이제까지 동네 구멍가게식 군정 운영이 어찌보면 강화군이 인근의 김포시나 파주시에 비해 크게 뒤처진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강화군정은 이제 새롭게 탈바꿈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군정을 운영하고 공무원들에게 상명하복이 아닌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현안을 해결하려는 새로운 인물이 강화군수가 되어야 한다. 


곧 추석이다. 추석에 가족과 친인척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출마자들에 대한 평가와 호불호가 이야기 식단에 오를 것이다. 과연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 추석 연휴를 맞아 출마자들은 민심을 청취하면서 “나는 진짜 왜 강화군수가 되려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던져보길 바란다. 그러면 자신이 강화 출신이라는 인맥이나 장및빛 공약을 억지로 강조하지 않더라도 진정으로 강화군민을 위한 행정의 해답이 보이고 유권자들로부터 표를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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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벽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