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신임 강화군수가 반드시 실천해야 할 것들(1)

                                                                      ▲ 이두(언론인)
                                                                                    - 전 조선일보 인천취재본부장
                                                                                    - 전 인천일보 일간경기
                                                                                    - 현대일보 편집국장


강화군수를 선출하기 위한 한바탕 잔치가 끝났다.


유권자는 유권자대로 지역 민심을 표출하고 출마자는 출마자대로 표를 얻으려 안간힘쓰며 지역을 왁자지껄하게 만들었던 한편의 선거 드라마는 막을 내렸다.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고 했는데 과연 꽃처럼 아름답고 신나는 축제였는지, 아니면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매일 벌어지는 정치판 ‘이전투구의 장’의 연속이었는지는 상식적인 국민이라면 잘 알 것이다. 사실 이번 잔치는 단순한 기초자치 단체장을 뽑는 보궐선거에 불과했다. 중앙정치에서도 대부분의 국민이 그렇게 관심을 가질만한 전국적인 이슈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정권 심판이니 방탄 정쟁이니 하는 중앙 이슈속에 어찌보면 강화도 그 자체는 실종된 선거였다. 정치권과 언론의 과도한 관심 속에 전국적인 관심을 받으며 치러졌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물론이고 평생 강화군을 찾을 일이 거의 없을 주요 당직자들까지 강화군을 찾아 소속당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은 지역 군수를 선출하는데 야당 대표가 ‘끌어내려야 한다’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정쟁을 꾀하려 했다며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말을 듣지 않는 정권은 끌어내려야 한다면서 보수의 세가 강한 강화군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정치권과 언론이 지나치게 관심을 보이다 보니 막상 여야 대결만 치열했지 정작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후보자들이 내세운 공약이 타당성 있는 지는 제대로 살펴보거나 점검하지 못한 채 정쟁에 휩쓸리는 선거가 되고 말았다. 과연 기초자치단체장 선거를 계속 이런 식으로 치러야 하는 지 또 다른 과제를 던졌다.


어찌됐든 10월 16일 밤 새로운 강화군수가 탄생한다. 당선자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새 강화군수의 임기는 2026년 6월까지로 임기는 1년 6개월 정도에 남짓하다. 지난 3월 강화군수 유고 이후 7개월 넘게 공석이었다. 강화군수는 어떤 자리인가. 강화의 가장 대표적인 공복(公僕)으로 강화군 행정 권력의 최정점이다. 공복이라함은 ‘국가나 사회의 공식적인 심부름꾼’이라는 뜻이다. 공복은 국민에 의해 선출되기도 하고, 정부에 의해 임명되기도 한다. 국민의 선택을 받은 공복이 임명된 공복보다 힘이 세고 이에 맞게 권력을 행사함은 당연하다. 그 권력은 오로지 국민과 군민을 위해 쓰여져야 함은 가장 기본적인 전제다.


이처럼 중요한 자리에 새로운 인물이 강화군수가 됐다. 신임 군수 앞에는 지역 경제 활성화, 교통난 해소, 수도권 규제 완화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새 강화군수가 강화군을 발전시키고 강화군민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반드시 실천해야 할 것들이 있다. 이전 군수들의 공과를 잘 헤아려 군정을 펼침은 기본이다. 그러나 그 기본이 때로는 사라지고 망가져 강화군정이 합리적이거나 세련되지 못하게 펼쳐져 온 것은 사실이다.


신임 군수는 무엇보다 첫째로 사리사욕을 추구해서는 안된다. 강화군수는 강화군에서 최고의 공복이다. 개인적인 욕심을 추구하는 순간 군정이 꼬이게 됨은 당연하고 결국에는 일선 공무원과 강화군민들이 그 피해를 입게 된다. 현재 강화군이 핵심적인 관광사업으로 펼친 교동의 화개정원을 놓고 뒷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그야말로 뒷맛이 개운치않다. 경제적이나 물질적으로 개인의 욕심을 채우려면 사업가의 길로 들어서야지 군수가 되어서는 안된다.


둘째는 끼리끼리식의 군정운영이다. 형이나 아우에게 밀어주고 댕겨주는 것이 겉으로 얼마나 좋은 모습인가. 그러나 이는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함이요, 자신이 강화군수라는 자리를 망각하는 처사이다. 선거를 치르면서 챙겨야 줘야할 인물들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인물들의 깜냥이 어느 정도인지는 군수가 잘 알아야 한다. 능력이나 자질이 부족한 인물을 높은 자리에 앉혀놓는 순간 그 조직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셋째는 독단적 행정이다. 마치 군수가 내가 강화군정을 가장 잘 아는듯한 자세로 공무원들에게 일방적으로 명령하거나 지시하면 겉으로는 잘 굴러가는 척 보이나 속으로는 곪는다.


1년 반의 임기는 어찌보면 군정을 제대로 펼치기에 넉넉지 않을 지도 모른다. 새로운 일을 계획하고 만들어내기엔 충분치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시간이면 자신의 능력과 색깔, 강화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엔 충분하다. 무조건 성과를 보여주려는 다급함이나 술수보다는 진정으로 강화군민과 함께, 강화 공무원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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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벽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