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의회에 ‘강화갯벌 문화관광 활성화 연구회’가 최근 발족했다. 발족 소식을 들으면서 지금까지 의회 안에 강화갯벌을 연구하거나 보전 관리를 위한 연구회가 없었나하는 의아심부터 났다. 이제라도 강화 갯벌에 대한 관심을 크게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는 기대가 적지않다. 그러나 “제대로 활동하려면 할 일이 만만치 않을 텐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강화 갯벌이 세계적인 보물임은 알만한 사람은 다안다. 강화도는 동서남북 사방이 갯벌이다. 서울이나 인천, 그 밖에 수도권에서 강화도로 오려면 강화대교나 초지대교를 건너야 한다. 먼저 눈에 띄는 게 강화와 김포 사이를 흐르는 강과 갯벌이다. 초지대교를 건너 동막해수욕장 방향으로 가다보면 해안가를 따라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을 볼 수 있다. 강화도 북쪽의 갯벌은 북한과도 연결된다. 연평도와 강화도, 교동도 해안 갯벌이 북한 해주항까지 이어진다. 남으로는 장봉도, 영종도, 용유도, 무의도로 연결되어 있다. 강화도 갯벌은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가장 규모가 큰 갯벌 중의 하나이다.
강화도를 포함한 우리나라 갯벌은 캐나다의 동부 해안, 미국의 동부 해안과 북해 연안, 아마존강과 더불어 세계 5대 갯벌로 손꼽힌다. 갯벌의 기능 중 중요한 것은 자연정화 활동으로 흔히 갯벌을 '자연의 콩팥'이라고 불린다. 갯벌에 서식하는 많은 생물들은 염생식물과 함께 하천에서 바다로 유입된 육상의 오염 물질을 분해하는 정화조와 같은 역할을 한다. 강화도 갯벌에는 한강에서 유입되는 각종 오염물질들이 유입되며, 이곳에서 분해되고 그 오염농도가 줄어 든 후 먼 바다로 퍼져 나간다. 강화도 갯벌은 자연정화 역할을 하는 중요한 장소이다. 서해 적조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은 갯벌의 정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강화도 갯벌은 수도권과 근접하여 과거부터 개발 압력이 높아 개발과 보존의 논리가 항상 대립해왔다. 강화도 갯벌은 오래전부터 매립되어왔다. 현재의 강화도 해안선이 비교적 큰 굴곡없이 부드러운 건 매립이 인해 해안가가 새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매립 이전의 고려 시대 지도나 자료를 살펴보면 해안선이 한없이 꾸불꾸불해 날카로운 형태였다. 이른바 리아스식 해안이라나 뭐라나. 강화도의 현재 해안선은 고려시대 이후부터 간척사업에 의하여 거의 대부분 둥글둥글 해지거나 부드러워졌다. 1910년과 1997년 지형도를 비교하면, 일제강점기 이후 간척사업으로 강화도 남부지역의 염생습지는 거의 사라졌다. 간척사업과 한강 담수의 유입에 따른 퇴적과 침식 현상으로 석모수로 방향의 해안선은 바다 방향으로, 염하수로 방향은 오히려 강화도 방향으로 상당히 이동했다.
강화도 인근의 영종도 인천국제공항과 같은 대규모 건설은 강화도 갯벌의 퇴적환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 갯벌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2000년에 강화도 남단과 석모도, 볼음도 등 주변 3억㎡의 갯벌을 보호·관리토록 했다. 강화도 일대에 머무는 세계적인 희귀종인 저어새를 천연기념물 제419호로 지정하였고, 2004년에는 인천의 영종도~무의~영흥도 주변 갯벌 156㎢를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이같은 갯벌 보호정책은 갯벌을 소중한 자연유산으로 지키려는 강력한 의지이기도 하다.
강화갯벌 문화관광 활성화 연구회는 오는 11월까지 강화갯벌을 활용한 콘텐츠 모색 및 관광 수요 증대를 위한 연구에 돌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회가 갯벌에 대한 중요성과 가치를 더욱 알려 관광객들의 발길을 유도하고 어떻게 관광 활성화를 이끌어 낼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연구해 주기 바란다. 과한 욕심이긴 하지만 강화도 갯벌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자산인지를 강화군민과 인천시민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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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벽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