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 성인의 52.5%는 일 년간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

오랫동안 인간은 종이라는 물질을 묶어 펴낸 책을 통해 지혜와 지식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어 왔습니다. 그런데 그 책을 읽는 독서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국가통계에 의해 나타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1년간(조사기간 2020.9~2021.8) 실시한 2021년 『국민독서실태조사』 통계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기준 종이책 연간 독서율이 1994년 87%에서 2019년 52.1%, 2021년에는 40.7%까지 급감했습니다. 소위 E북이라는 전자책이나 오디오북이 종이책을 보완하지만 이런 책까지 포함하더라도 종합 독서율이 47.5%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성인의 52.5%는 일 년간 한 권도 책을 읽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 『 국민독서실태조사』 통계정보보고서 : 문화체육관광부 작성일자: 2022.09.26.

대학에서는 일학년 과정에서 ‘교양필수’ 과목을 반드시 수강해야 합니다. 제가 대학에서 가르쳐 왔던 독서토론 과목도 2학점짜리 교양필수 과목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과목은 자신들의 전공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제 교육경험에서는 그동안 이러한 교양과목을 왜 수강해야 하는지 묻는 학생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물론 이미 알고 있었기에 질문이 없을 수 있었겠지만 아마도 궁금증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1학년 학기 초에는 반드시 교양과목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교양과목을 배우는 이유는 다음 몇 가지로 말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넓은 시야를 갖게 합니다. 즉 교양과목은 학문 영역을 넓혀주는 것으로 예를 들어,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시야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로는 윤리적 사고를 강화시켜 주는 것입니다. 교양과목에서는 윤리와 가치관에 대한 고찰이 자주 다루어집니다. 이를 통해 윤리적인 사고와 판단을 훈련함으로써 보다 나은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필요성이 있지만 이에 대하여 질문을 받아 본 적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독서의 중요성과 필요성도 교양과목을 공부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예로부터 거의 모든 사람들은 독서가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말해 왔습니다. 그런데 정작 사람들은 왜 그런지에 대한 질문은 별로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려면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왜 독서 생활이 중요한지 물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콕 집어서 대답해 주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필자가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교육철학이 있습니다. 첫째, 목표보다 목적이 중요하고 둘째,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며 셋째, 지식보다 지혜를 지혜보다 지성을 중요시하자는 것입니다. 이러한 내용은 필자가 지어낸 것이 아니라 지혜의 선현들이 해 놓은 말들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러한 판단력을 갖추고 생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바로 독서입니다.

책을 내용에 따라 단순하게 분류한다면 재미를 위하여 읽는 책, 지식과 정보를 읽는 책, 지혜와 판단을 얻기 위해 읽는 책 등으로 구분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책의 분류에 따른다면 지혜와 판단을 얻는 책이 인문학 서적이고 교양서적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정작 대한민국 성인들이 일 년에 52.5%가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가치관 상실과 그릇된 판단이 생길 가능성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이는 매우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기에 성인의 독서량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지식과 정보 관련 책은 직업과 경제활동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읽는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혜와 가치 판단을 얻는 책을 가까이하기란 어려서 습관을 들이기 전에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성인의 52.5%가 책을 일 년에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것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고 보는 것입니다.



필자는 강화의 다음 세대를 위해 독서운동을 펼치고자 본 칼럼을 게재하고 있습니다. 이유인즉 어려서 독서의 습관이 형성되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 책을 읽게 된다는 것은 거의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추진하고 있는 “책 읽는 강화의 아이들”이라는 독서캠페인은 우선 그 목적을 학습역량 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독서가 어떻게 학습역량을 높여주는지 그 실질적인 사례를 소개하려 합니다.

지난주 필자는 선행리를 지나다가 “***교회 목사님의 자녀 ***의 서울대 입학을 축하합니다.”라는 플랑카드를 보게 되었습니다. 지난 일 년간 강화 아이들의 학습역량을 높이는 것을 위해 나름 최선의 봉사활동을 해왔기에 저에게는 눈에 확 뜨이는 문구였습니다. 곧바로 교회 전화번호를 찾아 통화를 시도한 끝에 다음날 서울대 합격생의 아버님이신 목사님과 점심 식사를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드린 첫 번째 질문은 “자제분을 서울대학에 보낸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였습니다. 그런데 목사님의 대답은 놀랍게도 독서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똑같이 실시하는 있는 것이 매일 성경 5장 읽기와 인문학 서적 읽기를 시킨다는 것입니다. 목사님은 2023년 4월에 제천에서 강화로 목회지를 옮겼는데 예전에 있던 교회는 작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교회였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녀가 셋인데 학원에 보낼 형편이 안되어 그저 집에서 성경 읽기와 인문학 서적 읽기만 시켰다고 합니다. 그런데 책 읽기는 훈련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으로 훈련되었고 첫째부터 셋째까지 모두 최고의 서울대학생 합격률을 자랑하는 용인외고에 입학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중에 첫째가 올해에 서울대학에 진학하게 된 것이었고 나머지 두 자녀도 형들을 따라 서울대학 입학을 꿈꾸며 용인외고에 재학 중이라고 합니다.

강화에서 독서운동이 펼쳐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서울대학에 보내자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의 훈련과 그로 인해 학습능력이 만들어지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랬을 때 ‘책 읽는 강화의 아이들’은 자신들이 꿈꾸는 일을 성취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성인의 절반이 일 년에 한 권의 책도 안 읽는다는 통계를 보면서 강화에서는 일 년에 한 권 이상의 책을 읽는 성인들이 100%가 되기까지 독서운동을 펼치고자 합니다. 우리의 아이들은 부모와 어른들의 뒤통수를 보고 자라납니다. 그리고 지역사회의 분위기가 아이들에게 삶의 자세를 가르쳐줍니다. 그렇기에 강화의 어른들이 책 읽는 문화를 만드는 것은 강화의 미래를 위해 매우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입니다.


「강화의 다음세대 아카데미」 유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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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벽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