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책 읽는 강화의 아이들’ 칼럼을 시작하며


필자는 2020년 1월 강화로 이주하기 전까지 독서와 토론 교육전문가로 활동하였습니다. 그때까지는 대학강의와 더불어 전국에 있는 각급 학교, 교육청, 도서관 등에서 독서와 토론 교육에 대한 강의를 요청받고 활동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절묘한 운명의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다름 아닌 코로나펜데믹 사태가 저를 강화에 유배시켜 버린 것입니다. 독서와 토론중심의 숙박형 대안 교육을 꿈꾸던 필자는 내가면 황청리 바닷가를 앞 국수산 자락에 대안교육센터 건물을 마련해 놓았었습니다. 자연 속에서 생활하며 교육이 이루어지는 꿈을 위해 모든 생활기반을 강화로 이전하였습니다. 그러나 2020년 2월에 곧바로 터져버린 코로나 사태는 전쟁이 벌어진 것과 다름없는 삶의 환경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았습니다. 그것은 코로나로 인해 시작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에서 유배 아닌 유배 생활을 시작하게 만든 것입니다. 갑자기 단절된 외부와의 접촉은 문화 금단현상과 우울증이라는 극심한 고통의 시간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강화라는 땅에서 시작된 코로나 유배 생활은 제 인생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또 다른 삶의 시작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지내온 단절의 코로나 공백 시간은 몇 년이 흐른 지금에 다시 생각해 보니 제 삶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축복의 시간이었습니다. 그것은 산책하려 집을 나서면 뒷동산에 있는 ‘석각돈대’에 오르게 되고 눈 앞에 펼쳐진 망월 들판을 걷다 보면 ‘계룡돈대’를 만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발길 닫는 곳이 모두 유적인 강화 땅은 우리의 삶을 역사의 관점에 볼 수 있는 눈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축복은 강화의 역사를 일구어낸 강화의 인물들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외부와의 단절이라는 고통의 시간은 할 수 없이 책이라도 보는 시간을 갖게 하였고 그 책들은 훌륭한 강화의 역사적 인물들을 만나게 해준 것입니다. 그중에 성재 이동휘 선생님의 전기를 읽게 된 것은 늦은 나이에도 온몸에 전율이 흐르는 강렬한 충격을 주었고 제 삶을 반추하게 만드는 커다란 변곡점을 만들었습니다. 이는 대한제국 시절 그분이 닦아 놓으신 강화의 교육기반에서 조봉암 선생님과 박두성 선생님 같은 또 다른 역사적 인물들을 배출되었다는 사실들이었습니다. 이러한 일들은 교육의 현장에서 교육전문가로 살아오려 애써왔던 필자에게 커다란 질문을 던져놓았습니다. “누구를, 무엇을 위해, 어떻게 가르쳐 왔는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더 큰 질문이 있었습니다. “교육의 현장에는 더 이상 당신이 설 자리가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시작된 질문은 필자에게 또 다른 환경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우리 강화 아이들을 위한 교육 봉사활동입니다.

▲ 강화역사토론대회시상식

그 시작은 코로나가 끝나가는 시점인 2023년 3월 강화의 한 언론매체를 만나게 되어 ‘토론교육’을 주제로 한 교육칼럼을 연재한 것입니다. 그리고 몇 달 후 교육의 결과를 보여줄 필요성이 있어서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책 읽는 토론클럽이라는 ‘공책토론클럽’ 을 시작하였습니다. 이 클럽은 지금도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매주 온라인교육과 월 1회 오프라인 모임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또 다른 교육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한반도 역사에서 모든 시대적 사건을 담고 있는 지붕 없는 역사박물관 강화에서 자라는 청소년들에게 역사에 대한 관심과 역사의식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개최된 것이 ‘제1회 강화 청소년역사토론대회’였습니다.
2023년 7월에 시작하여 3개월 동안 4회에 걸친 사전교육과 세미나를 실행하며 9월 23일에는 교육지원청 대강당에서 결승전을 치르는 대장정의 토론대회였습니다. 이러한 봉사활동을 이어가며 강화의 아이들을 만나보던 중 필자는 강화의 아이들에게 우선 적으로 필요한 것, 그리고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다름 아닌 독서교육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대부분 책 읽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공통된 이유는 독서 훈련이 체계적으로 되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제 필자는 강화투데이 언론을 통해서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아이들에게 어떻게 독서교육을 해야 할지 쉽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코로나 유배 기간에 절망적인 상황에서 이동휘 선생님의 전기를 읽게 된 것이 필자의 은퇴 후의 삶을 바꿔 가는 것처럼 아이들의 읽는 책 한 권 한 권은 아이의 미래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그리고 교육은 성공적인 모범사례가 있어야 누군가 그것을 보고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책 읽는 강화의 아이들’ 이란 표어는 강화 청소년의 독서운동으로 발전할 것이며 필자가 직접 지도하고 관리하는 교육의 샘플을 봉사활동으로 제공하고자 합니다.


우선 적으로 9회에 걸친 글을 통해 독서교육 어떻게 해야 할지 이야기를 풀어가 보고자 하며 이후에 나타나는 필요에 따라 더 구체적인 교육봉사프로그램을 진행하고자합니다. 많은 관심을 요청드립니다.

내가면 황청리 멘토의힘 대안교육센터 지도교수 유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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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벽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