鄕校(향교)는 공부하는 학교입니다.
鄕校(향교)는 공부하는 학교입니다. 인륜을 밝히는 배움의 공간입니다.
이는 儒學(유학)이 지향하는 人間愛(인간애)입니다. 우리 사회는 ‘사람다운’, ‘인간다운’, 품성을 갖춘 ‘된 사람’을 渴願(갈원)합니다. 사람으로서 常道(상도)를 지키는 일입니다. 세상에는 변하지 않아야 하는 道理(도리)가 있습니다. 소위 ‘五倫’입니다. 공자께서는 『論語(논어)』 [述而(술이)]편에서, “有恒者(유항자)”를 말씀하셨습니다. ‘恒心(항심)’을 가진 사람입니다. 聖人이나, 賢者, 君子는 학문을 통한 유학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인간의 표상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한결같은 마음’을 지닌 사람이면 족하다는 뜻입니다.
국가의 지도자는 백성에 대한 公益(공익)의 항심, 부모와 자식간의 慈愛(자애)와 孝(효)에 대한 항심, 남편과 아내의 사랑과 信賴(신뢰)의 항심, 친구와 친구 사이의 友情(우정)의 항심, 윗사람과 아랫사람의 慈祥(자상)과 恭敬(공경)의 항심은 人道(인도)의 근간이며, 明倫(명륜)의 이유입니다.
儒學(유학)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학입니다. 나보다 못난 사람에게 괄시보다는 포용를, 나보다 잘난 사람에게는 질투가 아닌 우대하여 모범을 삼는 일입니다. 타인과의 배려와 화해를 희망하는 학문입니다. 조화로운 사회를 촉구하는 인간 사회학인 것입니다.
향교는 또한 祭享(제향)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儒學(유학)의 鼻祖(비조) 인류의 큰 스승인 공자를 비롯하여 참다운 학문을 時習(시습)했던 현자들과 우리나라 참선비 東國(동국) 18賢의 위패를 모신 곳입니다. 매월 陰曆(음력) 초하루 분향례을 올리고, 봄과 가을에 두 차례 釋奠(석전)을 통해 학문의 선각자들에게 崇慕(숭모)의 의례를 행사하고 있습니다.
由緖(유서) 깊은 江華鄕校(강화향교)는 고려 인종5(1127년) 개설된 지방 공립학교입니다. 향교는 중등교과 과정으로 지방의 인재를 배출했습니다. 生員(생원)이나 進士(진사)를 양성하여 서울 성균관으로 입학시켜 관리로 진출하도록 하였습니다. 그간 향교가 祭享(제향)의 공간으로 주요 활용됐습니다만, 이제 향교가 讀誦(독송)소리 낭랑히 들려오던 기억들을 소환하려 합니다.
강화향교 儒林會館(유림회관)은 골방의 곰팡내 나는 꾀죄죄한 이미지를 탈피하여 勉學(면학)의 명소로 거듭나기에 충분합니다. ‘강화향교 까페’ 개설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어렵다는 유학의 四書經典(사서경전)을 보다 쉽게 접근하기 위한 자리매김입니다.
강화향교에서는 제향의 예를 중시하면서도 향교 본연의 역할인 人性(인성)을 위한 학문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인성교육은 착실한 사람으로 인도하는 과정입니다.
오늘날 청소년들의 방탕과 무분별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가족법이 해체되는 병폐이기도 합니다.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또는 제 자식이 귀여운 나머지 제 자식 나쁜 버릇임에도 편애하는 부모님들의 맹목적인 사랑일 수도 있습니다. 해서 孟子(맹자)는 [離婁章(이루장)上18] “易子而敎之”(역자이교지)를 주장하였습니다.
즉 타인과 자식을 바꾸어 교육한다는 의미입니다. 남의 자식을 호되게 버릇을 고쳐 놓는다기 보다는 “責善(책선): 선을 행하라고 질책함”을 좀 더 신중하게, 보다 책임감 있게 훈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향교는 정규교육과정에서 부실할 수밖에 없는 인성교육 부분에 있어서 가장 적절히 감당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강화향교에서는 매년 인성교육을 다양이 준비하고 계획, 차질 없는 진행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더불어 각박한 사회의 부조리를 일소하고 미풍양속을 가꾸고자 腐心(부심)하고 있습니다. 한국무용반, 사서경전반, 서예실, 수묵화반을 유명 강사를 통한 공개 강의와 학문까페의 운영을 병행해서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려는 것입니다.
실추된 인간 고유의 善性(선성)을 高揚(고양)하기 위해 儒學(유학)의 정신을 발현코자 하는 바입니다. 누구보다도 잘살고 싶고, 누구보다도 출세하고 싶은 심정은 우리 사회의 인지상정입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인정이 있어야 합니다. ‘사람답게’ 인간다워야 합니다. 공자께서 “里仁(리인; 어진 사람들이 사는 동네)”을 역설한 이유입니다.
‘강화향교 까페’의 개설은 里仁(리인)을 건설하는 일이며, 화해하는 사회, 미풍양속을 회복시키는 사업입니다. 인간의 善性(선성)을 謳歌(구가)하는 일이 우리 江華鄕校(강화향교)의 力點(역점)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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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벽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