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액, 역대 7월 최고실적...에너지 수입액 고공행진
다만 수입액 역시 급증해 무역수지는 4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보다 9.4% 늘어난 607억 달러였고 수입은 21.8% 증가한 653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4개월 연속 무역적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6~9월) 이후 14년 만이다. 월간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인 올해 1월 49억 달러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올 들어 7월까지 누적 적자 규모는 150억달러에 이른다.
수출액은 기존 7월 최고실적인 2021년 7월 555억 달러를 50억달러 이상 상회하면서 역대 7월 최고실적을 경신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주요국 긴축 정책과 전년동월 높은 기저(29.6%)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9.4% 증가하면서 21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15대 주요품목 중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이차전지, 선박 등 7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으며, 이 중 석유제품, 자동차, 이차전지는 역대 월 기준 1위, 반도체는 역대 7월 중 1위를 달성했다.
특히 반도체는 15개월 연속 수출 100억 달러, 석유제품은 5개월 연속 50억 달러대를 넘어서는 호조세를 나타냈다.
9대 시장 가운데 아세안·미국·EU 등 주요 시장과 인도, 중동에 대한 수출이 증가했다. 이 중 대미수출은 100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역대 월 기준 최고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아세안과 EU도 역대 7월 중 1위 실적을 달성하면서 이번 달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다만 중국과 일본은 조업일수 감소와 최근 경제성장 둔화 등의 영향으로 소폭 감소했다.
수출 증가세를 상회하는 수입 증가세가 지속되며 이번 달에도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높은 에너지 가격과 하절기 에너지 수요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7월 에너지 수입액이 역대 가장 높은 185억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7월보다 88억 달러 늘어난 것이 무역적자에 앞장섰다.
산업생산을 위한 필수 중간재 원자재인 반도체와 농산품 수입이 증가한 것도 수입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의 수출입 상황을 보면 독일, 일본과 같은 비산유 산업강국들은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라 올해 들어 무역수지 적자 또는 악화를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와 유사한 모습이다.
일본은 11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올 상반기에는 반기 기준 사상 최대인 640억 달러의 적자를 보았고, 독일도 지난 5월에는 31년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도 7월까지 무역수지 적자는 150억 3000만 달러인데 7월까지 에너지 수입이 1065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에너지 수입액 566억 달러보다 약 500억 달러 늘어났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우리 무역수지 흑자를 모두 상쇄하고 적자까지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우리나라 수출은 다변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7월에도 대아세안·대미·대EU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아세안의 경우 우리나라의 생산 거점 및 수출 시장 확대가 두드러지고 있다. 대아세안 수출 비중은 올해 상반기에 18.5%를 보이며 지난해 연간 대비 1.6%p 증가했다.
대중 수출은 증가세가 약화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코로나에 따른 지역봉쇄 등의 영향과 중국 정부의 지원에 따른 중국산업의 성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7월 수출은 역대 7월 중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607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주요국 긴축정책에 따른 경제 성장세 둔화와 지난해 같은 기간의 높은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21개월 연속으로 증가세를 유지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여전히 높은 에너지 가격과 하절기 에너지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4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발생했고,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6월 이후 수출증가율도 한 자릿수에 머물며 수출 성장세 둔화와 무역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달 중 그동안 우리 수출기업들의 활동을 제약해온 규제의 개선과 현장의 애로해소 방안, 주요 업종별 특화지원 등을 망라한 종합 수출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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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