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 반입 등 통해 북핵·미사일 개발 지원한 선박 11척·개인 2명·기관 3곳 제재
정부가 북한의 불법 해상활동 선박에 대한 독자제재를 지난 2016년 3월 이후 8년 만에 재개했다.
17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해상환적, 대북 유류 반입 및 밀수출 등에 관여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지원한 선박 11척, 개인 2명, 기관 3곳을 대북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북한은 해상에서 선박 간 유류 환적, 석탄 밀수출 등 유엔 안보리 제재를 회피하는 다양한 불법행위를 통해 유류를 비롯한 물자와 자금을 조달해 핵·미사일을 개발해 왔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이번에 지정한 선박들은 모두 ▲북한 선박과의 해상환적 ▲대북 정제유 밀반입 및 석탄 밀수출 ▲대북 중고선박 반입 등의 행위로, 유엔 안보리 결의상 금지 의무를 위반해 유엔 안보리 북한제재위 전문가패널 보고서에 적시됐다.
이 가운데 7척은 전문가패널이 유엔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것을 제재위에 권고한 선박들이다.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9월 발간한 중간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해 4월까지 연간 한도의 1.5배에 달하는 정제유 78만 배럴을 반입한 것으로 추정되며, 석탄 등 밀수출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지정된 대상들은 선박 2척을 제외하고 모두 정부가 세계에서 최초로 독자제재 지정했다.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불법 해상환적 및 유류 밀반입에 관여한 선박·무역회사 등 기관 17곳, 개인 3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정부는 이번 포괄적인 해상 제재 조치를 통해 국제사회의 북한 불법 해상활동 차단 노력을 선도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해상환적 등에 관여한 선박뿐 아니라 불법 해상환적 네트워크에 관여한 개인·기관에 대한 제재도 계속 부과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정부의 이번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박경란은 주단동 백설무역 소속으로 중고선박과 정제유를 북한에 반입, 민명학은 리상무역 총사장으로 대북 불법 해상환적 활동 및 북한 노동자 송출에 관여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만강무역은 백설무역 단동지부와 연계돼 해상 환적을 통한 북한산 석탄 등의 밀수출과 중고선박 대북 반입에 관여해 왔고 리상무역은 해상환적을 통한 밀수출과 유류 밀반입에, 유아무역은 해상환적을 통한 북한산 석탄 등의 밀수출에 각각 관여했다고 정부는 밝혔다.
정부는 “이번 조치는 올해 첫 번째이자 윤 정부 출범 이래 15번째 독자제재”라며 “그동안 사이버 IT 인력을 포함한 노동자 송출, 무기거래, 금융거래 등 불법활동에 관여한 대상을 대거 제재한 데 이어, 해상분야까지 포괄하는 촘촘한 제재망을 구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대북 독자제재는 선박의 입항 및 출항 등에 관한 법률, 공중 등 협박목적 및 대량살상무기확산을 위한 자금조달행위의 금지에 관한 법률과 외국환거래법에 따른 조치다.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선박은 선박입출항법 제4조 및 동법 시행령 제3조에 따라 국가 안전 보장에 필요해 국가보안기관의 장이 무역항 출입에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선박으로, 해당 선박의 선장은 관리청의 국내입항 허가를 받아야만 입항할 수 있다.
또한 공중 등 협박목적 및 대량살상무기확산을 위한 자금조달행위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4조 및 외국환거래법 제15조와 동법 시행령 제29조에 따라 우리 국민이 이번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개인·기관과 금융거래 및 외환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각각 금융위원회 또는 한국은행 총재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허가를 받지 않고 거래하는 경우 관련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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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