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와 최근 지속되고 있는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여파로 소상공인들의 폐업 비율이 부쩍 늘었다. 지난 27일 중소벤처기업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소상공인 실태조사’ 잠정 결과를 살펴봐도 코로나19의 여파가 이어진 지난해에만 소상공인이 8만명 가까이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소상공인 사업체 수(411만 7000개)도 전년 대비 1만개(-0.2%) 줄었다.
사업은 시작하는 것도 어렵지만 끝내는 것도 쉽지 않다. 폐업 준비는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도 제법 든다. 또 폐업 후 취업이나 재창업 등 재기도 혼자 힘만으로는 어렵다. 이처럼 폐업을 고민 중이거나 이미 폐업한 소상공인이라면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원하는 ‘희망리턴패키지(통합(원스톱)폐업지원)’를 눈여겨볼 만하다.
‘희망리턴패키지’는 폐업을 계획 중인 혹은 경영위기에 처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사업정리상담(컨설팅)부터 법률자문, 채무조정, 점포철거까지 폐업에 필요한 정보와 비용, 각종애로를 한꺼번에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업을 통해 경영교육·경영진단·피보팅전략·경영개선 자금지원 등 경영개선 사업화 및 재창업사업화가 가능하며 폐업 및 재기를 위한 재기전략·세무·부동산·심리 등 분야별 컨설팅도 제공된다. 임대차·신용·노무·가맹·세무 등에 대한 법률자문 및 신용분석사를 통한 채무 상담 후 솔루션 제공도 이뤄진다. 전직을 위한 취업교육도 받을 수 있다.
폐업 시 점포철거 및 원상복구에 소요되는 비용도 지원된다. 중기부는 업종이나 철거·원상복구 형태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 실비용을 폭넓게 지원하기 위해 점포철거 비용 지원한도를 200만원에서 올해부터 250만원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A씨는 코로나19로 월매출액이 9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급격히 감소하면서 채무 9800만원에 대한 지급불능상태가 돼 금융거래정지, 독촉 등으로 생활유지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다행히 ‘희망리턴패키지’를 신청할 수 있었던 A씨는 채무상담 후 전담 변호사를 배정받고 채무변제 소송을 진행해 8300만원의 채무를 면책받을 수 있었다. 변호사 비용조차 없어 막막하던 A씨는 현재 채무압박을 털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 중에 있다.
8년간 치킨집을 운영하던 B씨는 늘어나는 임대료와 줄어드는 매출액을 감당하지 못해 폐업을 결심했지만 간판과 집기비품 철거, 인테리어 원상복구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폐업을 주저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을 알게돼 철거 및 원상복구 비용을 지원받고 무사히 치킨집을 정리할 수 있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중기부는 지난해에 총 2만 7141건의 소상공인의 사업정리를 지원했다. 분야별로는 ▲점포철거 1만 4234건 ▲사업정리상담(컨설팅) 1만 353건 ▲법률자문 2429건 ▲채무조정 125건 순이었다. 또 전직특화교육을 통해 올 한해 동안 111명의 소상공인이 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폐업 소상공인은 직장인으로서의 근로경험이 부족해 상대적으로 취업이 어렵고 취업 후 적응에도 애로를 겪는 경우가 많다. 이에 중기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희망리턴패키지’ 내에 전직특화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기업들이 교육 단계에서부터 채용수요와 특성에 맞는 과정을 직접 기획·운영해 실제 채용까지 이뤄지도록 연계하고 있다.
중기부는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의 예산을 올해 1159억원에서 내년에는 1464억원으로 대폭 확대해 폐업 예방과 폐업 단계에서의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폐업 예방을 위한 경영진단과 경영개선 자금 예산이 238억원에서 374억원으로 늘어난다. 점포철거비 지원도 평당 8만원에서 내년에는 13만원으로 상향된다.
아울러 채무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재기의 의지를 보이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캠코, 지역신보 등 유관기관으로부터 채무조정자 정보를 공유받아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사업에 연계하는 ‘재기지원 패스트트랙’을 구축한다.
‘희망리턴패키지’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폐업(예정) 소상공인은 ‘희망리턴패키지’ 누리집(hope.sbiz.or.kr)을 통해 공고문과 신청방법, 절차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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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