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는 반려동물에게 먹이를 주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하면 동물 학대로 처벌받게 된다. 또 내후년부터는 맹견을 사육하려면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동물보호법’ 전부개정법률이 공포된다고 25일 밝혔다.
개정법률은 하위법령 개정을 거쳐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인 내년 4월 27일부터 시행된다. 다만 일부 제도는 준비기간을 고려해 공포 후 2년이 경과한 날인 2024년 4월 27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내년 4월 27일부터는 반려동물에게 최소한의 사육 공간이나 먹이를 제공하지 않는 등 소유자가 사육·관리 의무를 위반해 반려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가 법상 동물 학대행위에 포함된다.
이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또 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제가 도입된다. 유실·유기동물이나 피학대 동물을 임시로 보호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시설을 운영하려면 관할 지자체에 신고하고 관련 시설·운영기준을 지켜야 한다.
소유자가 사육을 포기한 동물을 지자체에서 인수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무분별한 인수 신청을 방지하기 위해 사육 포기 사유를 장기 입원, 군 복무 등으로 엄격하게 제한할 방침이다.
아울러 일정 규모 이상의 동물실험시행기관은 보유한 실험동물의 건강 및 복지증진 업무를 전담하는 전임수의사를 둬야 한다.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지 않고 진행되는 동물실험은 중지를 요구받을 수 있다.
반려동물과 관련한 건전한 영업질서 확립을 위해 동물수입업·동물판매업·동물장묘업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된다. 무허가·무등록 영업에 대한 처벌 수준도 강화된다.
구체적으로 무허가 영업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무등록 영업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종전에 동물수입업·판매업·장묘업 등록을 한 경우에는 개정법률에 따른 영업 허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할 예정이다. 다만 시행일로부터 1년 이내에 하위법령 개정에 따른 관련 시설 및 인력기준을 갖춰야 한다.
2024년 4월 27일부터는 맹견사육허가제가 도입된다. 맹견을 사육하려는 사람은 동물등록, 책임보험 가입, 중성화 수술 등의 요건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때 기질평가를 거쳐 해당 맹견의 공격성 등을 판단한 결과를 토대로 사육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종전에 맹견을 사육하고 있는 사람은 제도 시행일 이후 6개월 이내에 사육허가를 받으면 된다.
맹견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 로트와일러 등 5종과 그 잡종이다.
아울러 맹견에 해당하지 않는 일반견도 사람이나 동물에게 위해를 가한 경우 시·도지사가 기질평가를 명할 수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맹견으로 지정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맹견처럼 사육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내후년부터는 반려동물행동지도사 국가자격도 신설된다. 반려동물의 행동분석, 평가, 훈련 등에 전문지식과 기술을 가진 사람은 자격시험 등을 거쳐 국가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하위법령 개정 과정에서 시험과목, 합격기준 등 세부내용이 마련될 예정이다.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 제도 고도화 및 참여 활성화를 위해 외부 전문기관에 인증 업무를 위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인증 유효기간(3년), 갱신제 등을 신설한다.
종전에 동물복지축산 인증을 받은 축산농장의 인증 유효기간에 대해서는 2~4년의 범위에서 별도의 경과조치 규정을 두기로 했다.
김원일 농식품부 농업생명정책관은 “이번 동물보호법 전부개정이 동물보호·복지 제도에 대한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 하위법령 개정과 같은 필요한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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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